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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거래

외주 용역 검수에서 '하자'로 지적한 항목을 수급인이 '추가 요청'이라며 별도 대금을 요구할 때, 무엇으로 구분하고 계약서에 무엇을 적어야 하는가

조항 예시

이 글은 업무용 웹 시스템이나 앱 개발을 외주로 맡긴 중소기업 발주 담당자와, 같은 계약을 수행하는 소규모 개발사를 위한 해설입니다. 다음 상황을 가정합니다. 발주자는 예약 관리 시스템 개발을 맡겼고, 납품 후 검수에서 고쳐야 할 사항 목록을 보냈습니다. 수급인은 목록 가운데 일부는 하자가 맞으니 무상으로 고치겠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나 나머지는 계약 당시 없던 기능이므로 추가 대금을 받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발주자는 그 항목도 당연히 들어 있어야 할 기능이라고 봅니다. 이 글은 검수에서 지적한 사항이 무상 보수 대상인 하자인지, 별도 대금이 드는 변경 요청인지를 무엇으로 가르는지 다룹니다. 그리고 이 다툼을 줄이려면 조항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설명합니다. 간주검수 기간이 지난 뒤 발견된 하자의 문제와는 별개로, 검수 단계에서 지적 사항의 성격 자체가 다투어지는 경우를 다룹니다.

이런 계약서에는 대체로 다음과 같은 형태의 조항이 들어 있습니다. 아래는 실제 문구가 아니라 일반적인 형태를 정리한 것입니다.

  • 검수 조항: 발주자는 납품물이 계약서와 요구사항 명세서에 맞는지 검사하고, 맞지 않는 사항이 있으면 그 내용을 특정해 수급인에게 보완을 요구합니다.
  • 하자담보 조항: 수급인은 검수 완료일부터 일정 기간 동안 납품물의 하자를 무상으로 보수합니다.
  • 변경 조항: 계약 범위를 벗어나는 작업은 양 당사자가 서면으로 합의한 경우에만 수행하며, 대금과 일정은 따로 정합니다.

조항의 의미

소프트웨어 개발처럼 일의 완성을 목적으로 하는 용역은 대체로 도급의 성격을 가집니다. 다만 계약의 성격은 계약서 이름이 아니라 실제 내용에 따라 판단됩니다. 업무 수행 자체를 맡기는 위임형 용역이라면 아래의 담보책임 규정이 그대로 적용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도급에 관한 민법 규정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민법 제664조부터 제674조까지 원문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제667조에 따르면 완성된 목적물에 하자가 있을 때 도급인은 상당한 기간을 정해 하자의 보수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보수를 청구하는 대신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보수와 함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하자가 중요하지 않은데 보수에 지나치게 많은 비용이 드는 경우에는 보수를 청구할 수 없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하자를 무엇과 비교해 판단하느냐입니다. 하자는 일반적으로 계약에서 약정한 내용이나, 그 목적물이 통상 갖추어야 할 성질을 갖추지 못한 상태를 말합니다. 따라서 무상 보수 대상인지는 '발주자가 원하는 기능인가'가 아니라 '계약 당시 합의한 범위와 품질에 못 미치는가'로 정해집니다. 반대로 합의한 범위를 넘는 기능을 새로 요구하는 것은 하자 보수가 아니라 계약 내용의 변경입니다. 변경에 따른 대금과 기간은 다시 합의해야 합니다. 검수 조항과 하자담보 조항의 실제 효과는 비교 기준이 되는 '합의한 내용'을 무엇으로 정했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분쟁이 생기는 지점

첫째, 비교 기준이 되는 문서가 없거나 모호한 경우입니다. 계약서에 '예약 관리 시스템 구축'처럼 결과물 이름만 적혀 있고 요구사항 명세서가 첨부되지 않았다면, 특정 기능이 계약 범위에 들어가는지를 두고 해석이 갈립니다. 이때는 제안서, 회의록, 화면 설계서, 주고받은 이메일처럼 계약 당시의 의사를 보여 주는 자료가 판단 근거가 됩니다. 명시되지 않은 기능이라도 같은 종류의 시스템이 통상 갖추는 기능이라면 하자로 볼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어디까지가 통상적인 기능인지는 사안마다 달라 결론을 미리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둘째, 발주자의 지시가 원인인 경우입니다. 민법 제669조는 목적물의 하자가 도급인이 제공한 재료의 성질이나 도급인의 지시 때문에 생긴 때에는 담보책임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예를 들어 발주자가 확정해 준 화면 흐름대로 만들었는데 사용해 보니 불편하다면, 이는 원칙적으로 수급인의 하자가 아닙니다. 다만 같은 조문 단서에 따라, 수급인이 그 재료나 지시가 부적당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알리지 않았다면 책임을 면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개발 과정에서 수급인이 문제를 지적했는지, 그 기록이 남아 있는지가 다툼의 방향을 바꿉니다.

셋째, 검수 지적 사항이 특정되지 않은 경우입니다. '전반적으로 사용성이 떨어진다'처럼 적은 보완 요구로는 어느 요구사항에 어긋나는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면 수급인도 하자인지 변경인지 판단할 수 없습니다. 지적이 모호하면 보완 범위가 계속 넓어지고, 수급인은 그 전체를 추가 요청으로 보아 대금을 요구하게 됩니다. 넷째, 하자와 대금 지급의 관계입니다. 민법 제667조 제3항은 동시이행에 관한 제536조를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에 준용합니다. 지적 사항의 성격을 정리하지 않고 잔금 전체를 묶어 두면, 하자와 무관한 부분까지 지급을 미룬 것이 정당한지를 두고 따로 다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작성 시 유의사항

다툼을 줄이려면 '무엇과 비교해 하자를 판단하는가'를 계약서 안에 고정해 두어야 합니다. 계약서 본문에 요구사항 명세서와 검수 기준서를 계약의 일부로 첨부한다고 적고, 문서끼리 내용이 다를 때 어느 문서를 우선하는지도 정해 둡니다. 검수 기준은 기능 목록, 처리해야 할 업무 흐름, 지원할 브라우저나 기기 범위처럼 확인할 수 있는 항목으로 적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수치 기준을 둘 때는 양쪽이 실제로 측정할 수 있는 방법까지 함께 정해야 의미가 있습니다.

변경 절차도 따로 적어 두는 편이 좋습니다. 먼저 계약 범위를 벗어나는 요청은 서면 변경 요청서로 제출합니다. 그다음 수급인이 영향을 받는 기간과 비용을 회신하고, 양쪽이 확인한 경우에만 작업합니다. 이 순서를 두면 나중에 어느 작업이 변경이었는지 기록으로 남습니다. 발주자 지시와 관련해서는, 수급인이 지시나 제공 자료가 부적당하다고 판단하면 서면으로 알리도록 하는 조항을 넣을 수 있습니다. 이 조항은 민법 제669조 단서를 둘러싼 다툼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하자담보 기간을 정할 때는 민법 제670조가 정한 기간과 비교해 무엇을 기준일로 삼을지 분명히 적습니다. 제670조의 기간은 목적물을 인도받은 날부터 1년이고, 인도가 필요 없는 경우에는 일이 끝난 날부터 1년입니다. 담보책임을 줄이거나 면제하는 특약을 두더라도 고려할 점이 있습니다. 제672조에 따라 수급인이 알면서 알리지 않은 사실에 대해서는 책임을 면하지 못합니다.

이미 다툼이 생겼다면 지적 사항별 의견을 서면으로 정리해 보내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통지서나 내용증명의 일반적인 형식은 대한법률구조공단 서식 자료를 참고할 수 있습니다. 다만 서식은 형식을 정리하는 도구일 뿐이며 개별 사안의 결론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금액이 크거나 계약의 성격 자체가 다투어진다면, 계약서와 기록을 갖추어 법률 전문가의 검토를 받는 것이 적절합니다.

검수 지적 사항 분류 준비 목록

검수 결과를 보내기 전에, 또는 수급인의 추가 대금 요구를 받은 직후에 지적 사항마다 다음 항목을 확인합니다. 그러면 하자와 변경 요청을 나누어 대응할 수 있습니다. 항목을 한 문서로 정리해 수급인과 같은 자료를 보며 협의하면 논점이 줄어듭니다.

  • 근거 문서: 해당 기능이나 품질이 계약서, 요구사항 명세서, 검수 기준서 가운데 어디에 적혀 있는지 문서명과 항목 번호를 기록합니다.
  • 보조 자료: 명세서에 없다면 제안서, 회의록, 이메일처럼 계약 당시의 합의를 보여 주는 자료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 현상 기록: 어떤 조건에서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를 화면 캡처, 재현 순서, 발생 일시로 특정합니다.
  • 지시 여부: 해당 부분이 발주자가 확정해 준 설계나 자료를 따른 것인지 확인합니다. 그때 수급인이 문제를 지적한 기록이 있는지도 함께 확인합니다.
  • 분류 의견: 하자, 변경 요청, 판단 보류 가운데 하나로 표시하고 이유를 한 문장으로 적습니다.
  • 대금 관계: 하자로 분류한 항목에 관련된 금액과 그렇지 않은 금액을 나누어, 지급을 미룰 범위를 정리합니다.

이 목록은 판단 결과를 정해 주는 기준이 아닙니다. 양쪽이 같은 자료를 보고 논의하도록 돕는 정리 도구입니다. 판단 보류로 남는 항목이 많다면, 그 자체가 계약서의 범위 정의가 부족했다는 신호입니다. 이 결과는 다음 계약에서 요구사항 명세서를 보강하는 근거로 삼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