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항 예시
이 글은 업무와 관계없는 질병 때문에 회사 승인을 받아 한 달가량 무급 병가휴직을 다녀온 뒤 얼마 지나지 않아 퇴직한 월급제 근로자를 위해 썼습니다. 회사가 준 퇴직금 계산서는 휴직한 달까지 포함한 3개월 임금으로 평균임금을 계산했고, 그래서 금액이 예상보다 적게 나왔습니다. 이 글은 휴직한 달을 평균임금 산정기간에서 빼야 하는지, 빼지 않으면 금액이 얼마나 달라지는지를 설명합니다. 상여금·연차수당을 평균임금에 넣는 방법과 근속연수를 세는 방법은 다루지 않습니다.
이 내용은 취업규칙에서 보통 두 조항에 나뉘어 있습니다. 휴직 조항에는 근로자가 업무 외 질병으로 일정 기간 이상 요양해야 할 때 신청을 받아 회사가 휴직을 명할 수 있고, 휴직 기간에는 임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문장이 들어갑니다. 퇴직금 조항에는 계속근로기간 1년에 30일분의 평균임금을 지급하고, 평균임금은 법령에 따라 산정한다는 취지의 문장이 들어갑니다. 여기에 휴직 기간을 근속기간에 산입하지 않는다는 문장이 붙는 경우도 있습니다.
두 조항을 읽을 때는 순서를 정해 두면 편합니다. 먼저 휴직 조항에서 휴직이 근로자의 신청으로 시작되는지, 회사의 명령으로 시작되는지, 그리고 누가 어떤 방식으로 승인하는지를 확인합니다. 다음으로 퇴직금 조항에서 평균임금 계산을 법령에 맡겼는지, 아니면 회사가 따로 정한 계산 방식이 있는지를 봅니다. 따로 정한 방식이 있더라도 법령보다 근로자에게 불리한 부분은 그대로 적용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결국 기준은 법령의 제외 규정입니다.
조항의 의미
평균임금의 정의는 근로기준법 원문 제2조 제1항 제6호에 있습니다. 평균임금은 산정사유가 발생한 날 이전 3개월 동안 지급된 임금 총액을 그 기간의 총일수로 나눈 금액입니다. 같은 법 시행령 제2조 제1항은 이 3개월 가운데 일정한 기간을 산정기간에서 빼고, 그 기간에 지급된 임금도 임금 총액에서 빼도록 정합니다. 제외 대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 수습 사용 중인 기간입니다.
-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휴업한 기간입니다.
- 출산전후휴가 및 유산·사산 휴가 기간입니다.
-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으로 요양하기 위해 휴업한 기간입니다.
- 육아휴직 기간입니다.
- 쟁의행위 기간입니다.
- 병역·예비군·민방위 의무를 이행하느라 휴직하거나 근로하지 못한 기간입니다. 다만 그 기간에 임금을 받았다면 제외하지 않습니다.
- 업무 외 부상이나 질병, 그 밖의 사유로 사용자의 승인을 받아 휴업한 기간입니다.
이 글의 상황에서는 마지막 항목에 해당하는지가 핵심입니다. 해당한다면 휴직한 달의 일수와 그 달에 받은 임금을 모두 빼고, 남은 기간만으로 평균임금을 계산합니다. 같은 법 제2조 제2항은 이렇게 계산한 평균임금이 통상임금보다 적으면 통상임금을 평균임금으로 하도록 정합니다. 그래서 마지막에 통상임금과 비교하는 단계가 하나 더 있습니다.
제외 규정이 있는 이유는 평균임금이 근로자가 평소에 받던 임금 수준을 보여 주는 값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임금이 없거나 크게 줄어든 기간이 분모에 그대로 남으면 평소 생활 수준보다 낮은 금액이 퇴직금의 기준이 됩니다. 마지막 항목에 질병뿐 아니라 그 밖의 사유가 함께 적혀 있으므로, 개인 사정으로 승인받은 휴직도 같은 방식으로 검토할 수 있습니다. 이때도 따져야 할 요건은 휴직 사유의 종류보다 사용자의 승인이 있었는지입니다.
분쟁이 생기는 지점
첫째 쟁점은 사용자의 승인이 있었는지입니다. 시행령은 사용자의 승인을 받아 휴업한 기간이라는 요건을 둡니다. 승인 없이 출근하지 않았거나 회사가 결근으로 처리한 기간은 이 항목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산정기간에 그대로 남습니다. 결과는 휴직원 제출 기록, 결재 문서, 휴직 발령 통지처럼 승인 사실을 보여 주는 자료가 있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말로 허락을 받았다면 그 무렵 주고받은 메시지나 전자우편을 확보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급여명세서에 그 달이 결근 공제로 적혀 있는지, 휴직으로 적혀 있는지도 회사가 그 기간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보여 주는 자료가 됩니다.
둘째 쟁점은 근속기간과 평균임금 산정기간을 섞어 보는 경우입니다. 휴직 기간을 근속기간에 넣지 않는다는 규정은 퇴직금을 계산할 때 곱하는 연수에 관한 것입니다. 평균임금에서 어떤 기간을 빼는지는 시행령이 정하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그러므로 취업규칙에 근속기간에 넣지 않는다는 문장이 있더라도 평균임금 계산에 휴직 기간을 포함해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업무 외 질병 휴직이 근속기간에 들어가는지는 취업규칙·단체협약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면 육아휴직 기간은 관련 법률에 따라 근속기간에 포함됩니다. 결국 근속연수에서는 휴직 기간이 빠질 수 있고, 평균임금에서도 휴직 기간이 빠지는 일이 동시에 생길 수 있습니다.
셋째 쟁점은 퇴직 직전 3개월 전체가 제외 기간인 경우입니다. 승인 휴직을 3개월 넘게 이어 가다 그대로 퇴직하면 빼고 나서 남는 기간이 없습니다. 시행령 제2조는 이런 경우를 직접 정하지 않습니다. 실무에서는 제외 기간이 시작되기 전 3개월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방식이 거론되지만, 실제 사안에서는 적용 방법을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넷째, 휴직이 근로자의 신청이 아니라 회사의 일방적인 명령이었다면 판단이 달라집니다.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휴업한 기간은 제2호에 따라 제외되고, 그 기간에는 휴업수당 문제가 따로 생깁니다. 근로기준법 제46조는 휴업수당을 평균임금의 100분의 70 이상으로 정합니다. 이보다 적게 지급하려면 부득이한 사유로 사업을 계속할 수 없어 노동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휴직 명령이 정당했는지는 부당휴직 구제신청으로 다툴 수 있으며, 신청 절차와 사건 처리 안내는 중앙노동위원회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노동위원회가 퇴직금 액수를 정해 주지는 않으므로, 계산 차액은 임금체불 진정이나 민사 절차로 다투게 됩니다.
계산 예시(가정 사례)
아래 숫자는 설명을 위해 정한 가정입니다. 근로자는 3년을 근무하고 2026년 9월 30일까지 일한 뒤 10월 1일에 퇴직했습니다. 산정기간은 7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92일입니다. 월 임금은 400만 원이며, 그중 통상임금은 280만 원이고 나머지 120만 원은 연장근로수당입니다. 8월 한 달(31일)은 무급 병가휴직이어서 그 달 임금은 0원입니다. 월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은 209시간, 1일 소정근로시간은 8시간으로 정하고, 상여금과 연차수당은 없다고 가정합니다.
- 승인 휴직으로 인정되어 제외하는 경우: 산정기간은 92일에서 31일을 뺀 61일이고 임금 총액은 800만 원입니다. 평균임금은 800만 원 ÷ 61일로 약 131,147원입니다.
- 결근으로 보아 포함하는 경우: 평균임금은 800만 원 ÷ 92일로 약 86,956원입니다.
- 1일 통상임금: 280만 원 ÷ 209시간 × 8시간으로 약 107,177원입니다.
제외하는 경우에는 평균임금이 1일 통상임금보다 높으므로 약 131,147원을 그대로 씁니다. 퇴직금은 약 131,147원 × 30일 × 3년으로 약 1,180만 3천 원입니다. 포함하는 경우에는 평균임금이 1일 통상임금보다 낮아 제2조 제2항에 따라 약 107,177원으로 올라갑니다. 이때 퇴직금은 약 964만 6천 원입니다.
같은 근로자라도 승인 휴직으로 인정되는지에 따라 약 215만 7천 원이 차이 납니다. 통상임금 하한은 휴직한 달을 잘못 포함했을 때 생기는 손실을 일부 메워 줄 뿐, 차이를 모두 없애 주지는 않습니다. 원 단위 미만을 처리하는 방식에 따라 실제 금액은 조금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본인 계산서를 검산할 때는 이 예시와 같은 순서를 따릅니다. 먼저 분모가 되는 총일수에서 휴직 일수가 빠졌는지 확인합니다. 그다음 분자인 임금 총액에서 휴직 기간에 받은 금액이 함께 빠졌는지 확인합니다. 일수만 빼고 임금은 남겨 두거나, 임금만 빼고 일수는 남겨 두면 어느 쪽이든 결과가 틀어집니다. 마지막으로 계산한 값을 1일 통상임금과 비교해 더 큰 금액을 씁니다.
작성 시 유의사항
회사가 취업규칙을 작성할 때는 휴직 조항에 승인 절차와 승인 방식을 서면으로 정해 두어야 분쟁이 줄어듭니다. 퇴직금 조항에는 평균임금을 법령에 따라 산정한다고만 적기보다, 시행령의 제외 기간을 적용한다는 점과 휴직 기간을 근속기간에 넣는지를 따로 적어 두 문제가 섞이지 않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법령보다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정한 부분은 효력을 인정받기 어렵다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휴직 발령 통지에 휴직 사유와 시작일·종료일을 함께 적어 두면, 나중에 제외할 일수를 두고 다툴 여지도 줄어듭니다.
근로자가 계산서를 검토할 때는 다음 자료를 준비합니다.
- 산정기간의 시작일·종료일, 총일수, 임금 총액이 적힌 퇴직금 계산서입니다.
- 산정기간 3개월분의 급여명세서입니다.
- 휴직원과 승인 결재 문서, 또는 휴직 발령 통지입니다.
- 취업규칙의 휴직 조항과 퇴직금 조항입니다.
- 소정근로시간과 통상임금의 구성이 적힌 근로계약서입니다.
먼저 계산서의 총일수가 휴직 기간을 뺀 숫자인지 확인하면 쟁점을 빨리 좁힐 수 있습니다. 계산서에 총일수가 적혀 있지 않다면 산정 내역을 서면으로 요청하고, 승인 자료를 첨부해 재산정을 요구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렇게 요청한 기록은 이후 진정이나 소송에서 언제 무엇을 다투었는지 보여 주는 자료가 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설명이며, 실제 결론은 휴직 경위와 관련 문서, 취업규칙 내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