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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

갱신요구 기간에 임대인이 이사비를 주며 '갱신 포기 합의서'를 내밀었다면, 그 합의는 언제 갱신 거절 사유가 되는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1항 제3호 '상당한 보상' 조항 해설

조항 예시

이 글은 주택 임대차 만료가 4~5개월 남은 임차인을 위한 해설입니다.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간에 들어섰는데, 임대인이 「이사비를 드릴 테니 이번에는 갱신하지 말고 나가 주셨으면 합니다」라며 합의서를 보내온 상황을 가정합니다. 이런 합의서에는 보통 세 가지 내용이 함께 들어갑니다. 첫째는 임차인이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하지 않고 만료일에 주택을 인도한다는 내용입니다. 둘째는 임대인이 이사 비용 명목으로 일정 금액을 지급한다는 내용입니다. 셋째는 보증금을 인도일에 돌려준다는 내용입니다.

임차인이 궁금해하는 점은 하나입니다. 계약할 때 넣은 갱신 포기 특약은 효력이 없다고 들었는데, 만료를 앞두고 돈을 받는 조건으로 서명한 합의도 똑같이 효력이 없는지, 아니면 서명하면 갱신을 요구할 수 없게 되는지입니다. 이 글은 계약 체결 때의 포기 특약이 아니라 만료 무렵 보상과 맞바꾸는 합의만 다룹니다. 아래 문구는 실제 계약서를 옮긴 것이 아니라 흔히 쓰이는 형태를 일반화한 것입니다.

적용 예시를 하나 들겠습니다. 만료 5개월 전에 합의서를 받은 임차인은 아직 갱신요구 기간 안에 있습니다. 이 임차인은 서명하지 않고 곧바로 갱신을 요구할 수도 있고, 조건을 협의한 뒤 서명할 수도 있습니다. 어느 쪽을 택하든 남은 기간이 줄어들수록 협상 여지가 좁아집니다. 따라서 합의서를 받은 날짜와 만료 2개월 전 날짜를 먼저 달력에 표시해 두는 것이 첫 확인 절차입니다.

조항의 의미

주택임대차보호법 원문 제6조의3 제1항은 임차인이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갱신을 요구하면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한다고 정합니다. 같은 항 단서에는 임대인이 거절할 수 있는 사유가 호별로 나열되어 있습니다. 그 가운데 제3호는 「서로 합의하여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상당한 보상을 제공한 경우」입니다. 2기의 차임액에 이르는 연체(제1호)나 임대인의 실거주(제8호)와 달리, 이 사유는 양쪽의 합의와 보상을 함께 요구합니다. 따라서 위 합의서는 법이 처음부터 예정해 둔 거절 사유를 문서로 갖추는 행위에 해당합니다.

이 점에서 계약 체결 때 넣은 포기 특약과 성격이 다릅니다. 같은 법 제10조는 법을 위반한 약정으로서 임차인에게 불리한 것은 효력이 없다고 정합니다. 보상 없이 처음부터 갱신요구권을 포기하게 하는 특약이 문제가 되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반면 제3호의 합의는 법 조문 자체가 거절 사유로 인정하므로 제10조로 곧바로 무효가 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다만 조문은 합의만으로 충분하다고 쓰지 않고, 보상이 「상당」해야 하고 임대인이 이를 「제공」해야 한다고 씁니다.

그래서 판단 기준은 세 가지로 정리됩니다. 첫째는 양쪽이 실제로 합의했는지입니다. 임대인이 금액을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입금했을 뿐 임차인이 동의하지 않았다면 제3호의 합의로 보기 어렵습니다. 둘째는 보상이 상당한지이고, 셋째는 보상이 실제로 제공되었는지입니다. 조문은 보상의 형태를 금전으로 한정하지 않으므로 차임 감면 같은 방식도 협의 대상이 됩니다. 세 요건 가운데 하나라도 빠지면 임대인은 제3호만으로 거절하기 어려워지고, 다른 호의 사유를 따로 주장해야 합니다.

분쟁이 생기는 지점

첫 번째 분쟁 지점은 보상이 실제로 지급되었는지입니다. 합의서에 금액만 적고 지급일을 정하지 않았거나, 인도일에 보증금과 함께 주겠다고 해 놓고 지급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조문은 보상을 「제공한 경우」라고 정하므로, 지급이 없었다면 거절 사유가 갖추어졌는지를 두고 다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임차인은 이를 근거로 갱신을 주장할 여지가 생기지만, 그사이 만료일과 새 집 입주일이 다가오므로 실제로는 불리한 처지에 놓이기 쉽습니다.

보상을 나누어 지급하기로 한 경우도 같은 문제가 생깁니다. 첫 지급만 이루어지고 나머지 지급일이 인도일 직전으로 잡혀 있다면, 임차인은 갱신요구 기간이 지난 뒤에야 미지급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이때 갱신을 다시 요구할 수 있는지를 두고 다툼이 길어질 수 있습니다. 분할 지급을 정하더라도 마지막 지급일을 갱신요구 기간 안에 두면 이런 분쟁을 줄일 수 있습니다.

두 번째 분쟁 지점은 보상의 상당성입니다. 법은 상당한 보상의 금액이나 산정 방식을 정하지 않으며, 이 글도 확인된 기준이 없으므로 적정 금액을 수치로 제시하지 않습니다. 실무에서는 이사 비용, 새 집을 구하며 드는 중개보수, 갱신했다면 누릴 수 있었던 남은 거주 기간의 이익 등을 함께 고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금액이 이런 손실에 비해 지나치게 적다면 나중에 상당성을 두고 다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세 번째 분쟁 지점은 합의 뒤 임대인이 다른 사람에게 세를 놓는 경우입니다. 제6조의3 제5항의 손해배상 규정은 임대인이 제8호의 실거주 사유로 거절한 뒤 정당한 사유 없이 제3자에게 임대한 경우를 대상으로 합니다. 제3호의 합의로 계약이 끝났다면 그 뒤 새 임차인이 들어오더라도 이 조항에 따른 배상을 청구하기는 어렵습니다. 임대인이 말로는 직접 살겠다고 하면서 서류는 보상 합의로 꾸미는 경우, 임차인은 이 차이를 알고 서명해야 합니다.

작성 시 유의사항

합의서에는 거절 사유가 무엇인지 분명히 적는 편이 좋습니다. 이 합의가 제6조의3 제1항 제3호에 따른 것임을 밝히고, 보상의 항목과 금액을 따로 적습니다. 이사 비용, 중개보수, 차임 감면처럼 항목을 나누어 두면 나중에 상당성을 다툴 때 무엇을 고려했는지 설명하기 쉽습니다. 임대인의 실거주가 실제 이유라면 실거주 사유로 거절하는 방식과 보상 합의 방식 가운데 어느 쪽인지를 문서에서 구분해 두어야 합니다.

지급 순서와 효력 발생 시점도 문구로 정합니다. 예를 들어 「보상금은 합의서 작성일로부터 ○일 안에 지급하며, 지급이 끝나지 않으면 임차인은 이 합의를 해제하고 갱신을 요구할 수 있음」과 같은 형태가 있습니다. 이때 해제 뒤에도 갱신요구 기간 안에 요구할 수 있도록 지급 기한을 만료 2개월 전보다 앞당겨 잡는 편이 안전합니다. 보증금 반환일, 주택 인도일, 원상회복 범위, 관리비 정산 기준도 같은 문서에 함께 적습니다.

확인 절차로는 초안을 받은 즉시 서명하지 않고, 수정 요청을 문자나 이메일처럼 날짜가 남는 방식으로 전달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서명은 보상금 입금을 확인한 날 하거나 입금과 서명을 같은 날 하도록 정하면, 보상이 제공되었는지를 두고 다툴 여지가 줄어듭니다. 임대인이 대리인을 통해 합의서를 보내왔다면 대리권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를 함께 요청합니다.

보상 금액을 정할 때 참고할 이사 갈 지역의 전월세 시세 흐름은 한국부동산원이 공개하는 전월세 관련 통계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시세가 크게 오른 지역이라면 같은 조건의 집을 다시 구하는 데 드는 추가 부담이 보상의 상당성을 판단하는 사정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통계는 지역 평균이므로 실제 매물 조건과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서명 전 준비 목록

합의서에 서명하기 전에 아래 항목을 하나씩 확인하면 분쟁 가능성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 목록은 법률 자문을 대신하지 않으며, 금액이 크거나 임대인과 사실관계를 다투고 있다면 전문가 상담을 함께 받는 편이 좋습니다.

  • 현재 날짜가 만료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 사이의 갱신요구 기간에 들어 있는지, 합의가 깨질 경우 남은 기간 안에 갱신을 요구할 수 있는지 확인합니다.
  • 합의서에 제3호에 따른 합의임이 적혀 있고, 실거주 등 다른 사유와 구분되어 있는지 확인합니다.
  • 보상의 항목·금액·지급일·지급 방법이 모두 적혀 있는지 확인합니다.
  • 보상금이 지급되지 않으면 합의를 해제하고 갱신을 요구할 수 있다는 문구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 보증금 반환일과 주택 인도일이 같은 날로 정해져 있고, 반환이 늦어질 때의 처리 방법이 적혀 있는지 확인합니다.
  • 새 집의 계약일·잔금일이 합의서의 인도일과 맞는지, 일정이 어긋날 때의 조정 방법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 보상금 입금 내역과 서명한 합의서 원본을 보관할 방법을 정해 둡니다.

확인되지 않는 항목이 하나라도 있다면 서명을 미루고 해당 문구를 보완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임차인은 갱신요구 기간 안에 갱신을 요구하는 방법을 택할 수 있으며, 이때 요구 사실은 도달 날짜가 남는 방식으로 기록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정리하면, 만료 무렵 보상을 받는 조건으로 갱신을 포기하는 합의는 계약 체결 때의 포기 특약과 달리 법이 인정하는 거절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그 효력은 서명이 아니라 상당한 보상이 실제로 제공되었는지에 따라 결정됩니다. 따라서 임차인은 금액뿐 아니라 지급 시점과 미지급 시 되돌릴 방법을 문서에 남겨 두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