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항 예시
이 글은 새 식품 브랜드를 준비하면서 브랜드 이름과 로고 제작을 외부 디자이너에게 맡기려는 소규모 사업자를 위한 해설입니다. 예로는 수제 그래놀라를 온라인에서 판매하려는 1인 사업자를 듭니다. 디자이너가 보낸 용역 계약서 초안에는 결과물의 권리 보호를 다룬 조항이 하나 들어 있습니다. 실제 문구가 아닌 일반적인 형태로 옮기면 「수행자는 최종 로고 시안에 대하여 디자인등록 출원을 진행하며, 이로써 의뢰인은 해당 브랜드를 독점적으로 사용할 권리를 확보한다」는 내용입니다.
사업자는 이 조항만 있으면 다른 판매자가 같은 이름이나 비슷한 로고를 쓰지 못하게 막을 수 있다고 이해하기 쉽습니다. 디자인권과 상표권의 정의를 나란히 소개하는 글은 많습니다. 그러나 로고 외주 계약서에 적힌 「디자인등록」이라는 단어가 브랜드 보호 수단으로 맞는지, 맞지 않다면 조항을 어떻게 고쳐야 하는지를 다룬 글은 드뭅니다. 이 글은 그 질문 하나에 답합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로고를 브랜드 표지로 지키는 것이 목적이라면 조항이 다룰 권리는 상표권이어야 합니다. 디자인등록은 로고가 특정 물품의 외관에 쓰일 때에만 보조 수단으로 검토하는 것이 맞습니다.
조항의 의미
두 권리가 보호하는 대상은 법률의 정의 규정에서부터 갈립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디자인보호법과 상표법의 정의 조항을 확인하면, 디자인은 물품(물품의 부분, 글자체, 화상을 포함합니다)의 형상·모양·색채 또는 이들을 결합한 것으로서 시각을 통하여 미감을 일으키는 것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반면 상표는 자기의 상품과 타인의 상품을 식별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표장으로 정해져 있고, 표장에는 기호·문자·도형·입체적 형상·색채 등이 포함됩니다. 디자인은 물품의 외관이 주는 미감을 보호하고, 상표는 상품의 출처를 알리는 표지를 보호한다는 차이가 여기서 나옵니다.
이 정의에 비추어 보면 로고 그 자체는 어떤 물품의 외관이 아니므로 그대로는 디자인등록의 대상이 되기 어렵습니다. 로고를 포장 상자나 라벨 같은 특정 물품의 모양으로 표현해 출원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 권리는 그 물품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물품의 외관에 미칩니다. 따라서 다른 판매자가 같은 브랜드 이름을 다른 서체나 다른 포장에 쓰는 행위를 막는 근거로 삼기는 어렵습니다. 결국 조항이 약속하는 「브랜드의 독점적 사용」은 디자인등록으로는 달성하기 어려운 결과입니다.
아래는 로고 외주 계약을 검토할 때 기준이 되는 두 권리의 차이를 정리한 비교입니다.
- 보호 대상: 디자인권은 물품의 형상·모양·색채가 주는 외관을 보호하고, 상표권은 상품의 출처를 표시하는 문자·도형 등의 표장을 보호합니다.
- 심사의 중심: 디자인은 신규성과 쉽게 창작할 수 없는지가 심사의 중심이고, 상표는 식별력과 먼저 출원된 타인 상표와의 유사 여부가 심사의 중심입니다.
- 권리 범위의 기준: 디자인권은 등록 디자인과 동일·유사한 물품의 외관에 미치고, 상표권은 지정상품과 동일·유사한 상품에 동일·유사한 표장을 사용하는 행위에 미칩니다.
- 존속기간: 디자인권은 설정등록으로 발생하여 출원일 후 20년이 되는 날까지 존속하고, 상표권은 설정등록일부터 10년이며 갱신등록으로 10년씩 연장할 수 있습니다.
- 로고 외주에서의 역할: 브랜드 이름과 로고를 보호하는 주된 수단은 상표권이고, 디자인권은 로고가 들어간 용기나 포장의 외관을 따로 지킬 필요가 있을 때 검토하는 수단입니다.
분쟁이 생기는 지점
첫 번째 분쟁 지점은 의무를 다했는지에 대한 해석입니다. 수행자가 조항 문언대로 디자인등록 출원을 마쳤다면 계약상 출원 의무는 이행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다른 판매자가 비슷한 이름으로 상품을 팔기 시작했을 때 의뢰인은 등록받은 디자인권으로 대응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러면 의뢰인은 조항 뒷부분의 「독점적 사용 권리 확보」를 근거로 책임을 묻고, 수행자는 앞부분의 출원 의무만 약속했다고 맞서게 됩니다. 한 문장 안에 서로 맞지 않는 두 내용이 들어 있으니 어느 쪽 해석이 우선하는지가 다툼이 됩니다.
두 번째 지점은 출원인 명의와 비용입니다. 조항이 출원 주체를 정하지 않으면 수행자 명의로 출원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등록된 권리는 출원인에게 귀속되므로 의뢰인은 별도의 양도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관납료와 대리 비용을 누가 부담하는지, 출원이 거절되었을 때 의견 대응이나 재출원 비용을 누가 내는지도 흔히 비어 있는 부분입니다. 또 타인의 출원을 대리하는 일은 법령상 자격과 관련될 수 있으므로, 디자이너가 직접 처리하는지 전문 대리인을 통하는지를 계약에서 분명히 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세 번째 지점은 제3자 권리와의 충돌입니다. 같은 지정상품에 먼저 출원된 유사 상표가 있으면, 의뢰인이 받은 로고를 브랜드로 쓰는 것만으로 상표권 침해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디자인등록을 받았다는 사실은 이 충돌을 막아 주지 않습니다. 디자인보호법은 오히려 먼저 출원된 타인의 상표권과 저촉되는 등록디자인의 실시를 제한하는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납품 전에 선행상표를 확인하지 않은 채 사용을 시작했다면 그 위험을 누가 부담하는지가 다음 다툼이 됩니다.
작성 시 유의사항
조항을 고칠 때 가장 먼저 할 일은 보호하려는 대상과 권리 종류를 짝지어 적는 것입니다. 브랜드 이름과 로고는 상표 출원의 대상으로 적습니다. 로고가 인쇄될 전용 용기나 포장 형태가 따로 있다면 그 물품은 디자인 출원의 대상으로 나누어 적습니다. 「브랜드를 독점적으로 사용할 권리를 확보한다」처럼 결과를 보장하는 표현은 빼는 것이 좋습니다. 그 대신 출원에 필요한 자료 제공과 협조처럼 수행자가 실제로 통제할 수 있는 행위를 의무로 정하면 해석 다툼이 줄어듭니다. 등록 여부는 심사 결과에 달려 있어 계약으로 보장할 수 없는 사항이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 출원인은 의뢰인으로 하고, 지정상품은 의뢰인이 사업 계획에 맞춰 정한다는 점을 적습니다. 상표권의 범위는 지정상품을 기준으로 정해집니다. 그래놀라만 적을지, 시리얼·과자류·음료까지 넓힐지는 앞으로 팔 품목을 아는 의뢰인이 판단해야 합니다. 비용은 관납료, 대리 비용, 거절 대응 비용을 항목별로 나누어 각각 누가 부담하는지 정합니다.
마지막으로 납품 전 검색 의무를 넣습니다. 특허정보검색서비스(KIPRIS)에서는 등록되거나 출원된 상표와 디자인을 검색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최종 시안을 확정하기 전에 같은 상품류의 유사 상표를 검색하고 그 결과를 납품 자료에 첨부하도록 정할 수 있습니다. 다만 출원 뒤 아직 공개되지 않은 건은 검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검색 결과는 충돌이 없다는 보증이 아니라 어디까지 확인했는지를 남기는 기록으로 다루는 것이 정확합니다. 로고 파일 자체의 저작권 귀속은 이 조항과 별개이므로 별도의 권리 양도 조항에서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서명 전 확인 목록
아래 항목은 로고 외주 계약서에 서명하기 전에 의뢰인이 조항을 하나씩 대조해 볼 수 있도록 정리한 것입니다. 항목마다 그 답이 계약서 문언 안에 들어 있는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사용합니다.
- 보호하려는 대상이 브랜드 이름과 로고인지, 특정 용기나 포장의 외관인지 구분되어 있는지 확인합니다.
- 브랜드 보호 목적의 조항에 상표 출원이 적혀 있고, 디자인 출원은 대상 물품이 특정된 경우에만 적혀 있는지 확인합니다.
- 출원인 명의가 의뢰인으로 정해져 있는지 확인합니다.
- 지정상품을 누가 어떤 범위로 정하는지 적혀 있는지 확인합니다.
- 관납료·대리 비용·거절 대응 비용의 부담 주체가 나뉘어 있는지 확인합니다.
- 등록 결과를 보장하는 표현 대신 수행자의 협조 의무가 정해져 있는지 확인합니다.
- 납품 전 선행상표 검색과 결과 첨부 의무가 들어 있는지 확인합니다.
- 로고 파일의 저작권 귀속이 별도 조항으로 정리되어 있는지 확인합니다.
조문 번호와 세부 요건은 법 개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계약을 체결하는 시점에 시행 중인 조문을 다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글은 계약 조항을 읽는 일반적인 기준을 설명한 것입니다. 구체적인 출원 전략이나 분쟁 대응은 개별 사정에 따라 달라지므로 전문가의 검토를 받는 것이 안전합니다.